신재생열에너지의 에너지원별 보정계수가 증가하면서 관련 시스템의 보급확산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조치는 냉난방, 급탕 등 열수요에 대해 효율적으로 탄소배출을 저감할 수 있는 태양열, 지열, 수열 등 신재생열에너지의 역할이 강조되는 추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속가능발전경영센터(대표 김연환)는 최근 한국에너지공단(이사장 이상훈)에서 발주한 신재생에너지원별 보정계수 최신화용역을 통해 산정된 2022년 에너지원별 보정계수를 신재생에너지기업을 대상으로 발표하는 공청회를 개최했다.
최신화된 2022년 에너지원별 보정계수 산정결과를 살펴보면 태양열, 지열, 수열 등 신재생열에너지의 보정계수가 증가했으며 특히 하천수, SOFC의 보정계수가 신설됐다. 반면 태양광, PEMFC, 목재펠릿 등에 대한 보정계수는 하락했다.
이번 보정계수 산정은 현재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건물부문 냉난방에너지 탈탄소화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으로 분석된다.
보정계수는 신재생에너지원별 연간 에너지생산량을 보정하기 위한 계수로 신재생에너지의 균형있는 보급과 기술개발의 촉진, 산업활성화 등을 고려해 산정된다.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은 △원별 설치규모 △단위 에너지생산량 △원별 보정계수 등을 모두 곱해 산정되기 때문에 보정계수가 높은 신재생에너지원은 보정계수가 낮은 신재생에너지원대비 작은 용량으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에 대응할 수 있어 신재생에너지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에너지원의 보급확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재생열부문 보정계수 집중 증가
태양열은 △평판형 △단일진공관형 △이중진공관형 △공기식무창형 △공기식무창형 등으로 구성되며 평판형의 보정계수는 1.78로 현행대비 25.35% 증가했다. 단일진공관형과 이중진공관형의 신규 보정계수는 1.42로 동일하며 현행대비 24.46% 높아졌다. 공기식무창형과 공기식유창형은 각각 1.53, 2.87로 산정됐다.
태양열업계의 관계자는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광에 비해 위축돼온 태양열에 대한 보정계수가 상승한 것은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태양열과 함께 지열도 상승한 것은 최종 에너지소비형태인 열에 대한 탄소저감이 중요해진 것으로 분석된다”라며 “보정계수 향상에 따라 공공의무화시장에서 태양열 적용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실제적인 체감은 2~3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태양광은 보정계수 뿐만 아니라 가격경쟁력, RE100 등 다양한 요인으로 보급이 지속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보정계수의 취지인 에너지원별 균형감 있는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열부문에 대한 관심이 지속돼야 한다”라며 “이와 함께 신재생열에너지의무화(RHO), 신재생열에너지인센티브(RHI)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열과 전력간의 균형있는 보급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태양광은 △고정식 △추적식 △BIPV 등으로 구분되며 고정식과 추적식은 각각 0.95, 1.47로 산정돼 현행대비 39.1%, 12.5% 하락했다. 반면 BIPV는 6.12로 11.68% 증가했다.
지열의 경우 수직밀폐형과 개방형으로 구분되는데 개방형은 현행 보정계수가 유지됐으나 수직밀페형은 1.26으로 산정돼 현행대비 15.6% 상승했다.
지열에너지업계의 관계자는 “늦었지만 정부가 신재생열에너지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며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아닌 실질적인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열, 전력간 균형있는 보급이 핵심”이라며 “지열에너지는 우수한 효율성과 안정성으로 열부하에 사계절 대응할 수 있는 에너지로 2050 탄소중립 달성에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산에 집중된 국내 신재생에너지 적용에서 벗어나 생산, 저장, 소비 등 에너지 전 주기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편의성에 기반한 보급이 아닌 현장에 최적화된 에너지원 구성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이번 보정계수 산정을 시작으로 지열에너지가 확산되고 업계는 이를 바탕으로 기술개발에 매진하는 등 선순환구조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지열에너지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이번 보정계수 산정은 보급을 늘려 지열에너지기술의 안정화나 보급기반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개방형 지열에너지도 도시지역 최적의 지열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수직밀폐형만 보정계수를 높이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으며 수열과 같은 보정계수를 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8.71인 SOFC의 보정계수는 경쟁을 통한 품질 및 가격경쟁력 향상 등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설치해놓고 가동도 하지 않는 설비에 보정계수를 부여해 보급만 하는 것은 기술발전, 생산 및 공급망 확보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신재생에너지설비가 실제로 가동되는 것을 기준으로 보정계수를 현실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지열에너지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에너지공단은 최초 보정계수 도입 시 2020년 보정계수 폐지를 계획했으나 현재도 유지되고 있다”라며 “태양광에 비해 선호도가 낮은 지열에너지의 보정계수 상향은 환영하나 밀폐형 보정계수만 높였다는 점에서 비인기 신재생에너지원을 지원, 육성하겠다는 보정계수 도입 목적에 부합하지 않으며 정당한 이유도 찾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열은 태양광과 달리 단위 에너지생산량이 같으며 신재생에너지센터에서 제시한 지열설비 시공기준에서 개방형에 더 높은 COP를 요구하고 있다”라며 “또한 지열에너지시장의 90% 이상을 밀폐형이 차지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오히려 개방형 보정계수를 상향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수열원인 해수와 하천수의 보정계수는 각각 1.3으로 산정됐으며 해수의 경우 16.07% 증가, 하천수는 신설됐다.
촉매에 따라 형식이 구분되는 연료전지는 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PEMFC)의 경우 2.2로 현행대비 22.54% 감소했으며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에 대해 신설된 보정계수는 8.71이다.
SOFC업계의 관계자는 “SOFC는 타 신재생에너지원에 비해 시장진입이 늦은 에너지원으로 시장확대 측면에서 보정계수가 높게 산정된 것으로 분석된다”라며 “보정계수 발표가 빠르게 이뤄져 확산에 기반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PEMFC업계의 관계자는 “PEMFC업계는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등 수소경제 정책기조에 부응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자해 PEMFC를 개발했으나 고작 몇 년 만에 22.7%나 보정계수를 감소시킴으로서 토사구팽해야 하는지 의문이다”라며 “이번에 신설된 SOFC 보정계수도 PEMFC와 같은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신호를 주면서 국내 기업들에게 새로운 비즈니스모델개발 및 투자를 독려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