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경환 기자
- 승인 2024.12.30 06:00
- 호수 246
- 7면
기후 위기 문제가 세계적으로 떠오르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통한 탄소중립이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서울시는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열효율이 우수한 ‘지열’을 주 사용 에너지원으로 채택해 5대 권역으로 나눠 대규모 지열 보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호에서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지열 메카 사업 중 첫 번째 현장인 ‘서울 가락시장’을 찾아 지열 설비의 우수성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 주
◇ 서울 최대 규모 지열 설비 구축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가락시장 현대화사업 채소2동 건립공사를 44개월(2021년 2월~2024년 10월)의 공사 끝에 완료해 지난 10월 31일 서울시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았다.
채소2동은 전체부지 53만1830㎡ 가운데, 건물 연면적 5만7067㎡,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됐으며, 총 1417억원이 투입됐다.
채소2동 건립공사에서 약 40억원 규모의 지열 설비 공사를 수행한 ‘(주)제이앤지’의 박종우 대표<사진>가 시장 입구에서부터 기자를 반기며, 다른 시장과 가락시장의 차별화된 점을 상세히 설명했다.
박 대표는 “채소2동은 배추, 무, 양배추 등 채소와 양념류 11개 품목을 거래할 예정으로, 국내 최초로 농산물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온도관리가 가능한 정온시설을 도입했다”며 “대규모 건물에 냉난방 기능이 중요해진 만큼, 지열을 활용한 냉난방을 통해 에너지비용을 최대한 절감할 수 있도록 시공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기계실로 기자를 안내하면서 시장의 구석구석을 가리키며 곳곳에 200m 깊이의 지열공이 총 320공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320곳에서 지열을 끌어 올리면서 히트펌프를 활용해 추울 땐 열을 실내로, 더울 땐 실내의 열을 지중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도착한 기계실은 기존에 봐왔던 지열시스템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거대한 배관들과 대용량의 히트펌프가 위용을 드러냈다.
채소2동 기계실에는 지열히트펌프 총 21대(냉방183.8kW·난방184.8kW 20대·냉방80.2kW·난방76.9kW 1대)와 순환펌프(37kW·34m) 5대, 밀폐형팽창탱크(3000LIT) 1대의 지열 설비가 설치됐다.
박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이를 통해 지열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냉난방 용량은 냉방의 경우 3757kW, 난방은 3773kW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시장 총 에너지사용량의 15%를 지열 설비를 통한 에너지 생산으로 충당할 수 있을 정도의 용량이며, 적용된 지열 설비는 서울시 내 최대 규모다.
지열 히트펌프·순환펌프 등 서울 최대 규모 지열 설비 설치
에너지비용 약 40% 절감 효과…온실가스 최대 50% 감축
◇지열로 줄이는 에너지비용·온실가스
채소2동에 제이앤지가 시공한 지열 설비는 냉난방 운전 시 지중으로 버려지는 폐열을 유효한 에너지로 재사용해 전체 시스템의 성능을 높이고, 단일 계통의 지열 수배관 통합 운전을 통해 소비전력을 줄인다.
또 고효율 인버터 압축 운전을 통해 우수한 부분부하 대응으로 운전비용 또한 기존 시스템 대비 줄어든다. 이로 인해 보편화된 지열시스템 대비 성능을 10% 이상 향상시킬 수 있고, 급탕시스템 사용 시에는 30% 이상의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이를 에너지비용으로 환산하면 기존 냉난방시스템 대비 약 40% 절감할 수 있으며, 온실가스는 최대 50%까지 감축할 수 있는 것이다.
박 대표는 “기술개발을 통해 소비전력을 줄이면서 시스템 성능은 향상시켜 에너지자립률은 높이고, 탄소발생량은 줄이는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이번 공사를 수주할 수 있었던 비결도 2006년부터 현재까지 지열 설비공사에 주력하면서 200개 이상의 관급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쌓인 노하우와 우수한 기술력에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 대표는 “앞으로도 기술개발을 통해 지열 설비의 문제점을 개선해 고품질의 지열 시스템을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