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200m, 탄소중립의 열쇠를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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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200m, 탄소중립의 열쇠를 품다”
이영성 기자
승인 2025.05.21 16:33
서울시 지열에너지정책에 부응한 ‘기술·책임·성과’ 3박자 기업의 등장
▲가락농수산물시장 채소2동 지하에 설치된 지열설비 현장. 서울시내 최대규모의 지열에너지설비.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 세계적 탄소중립 전환 속에서, 서울시가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공급 체계를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냉난방 효율이 우수하고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가 탁월한 ‘지열’이 서울시 탄소중립정책의 핵심 기술로 부상하면서, 이를 실제 현장에 구현해내는 지열에너지 전문기업들의 역량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중 대표적 사례가 ‘가락시장 채소2동’ 현대화 사업이다.
이곳은 서울시가 ‘지열 메카’ 조성을 선언한 이후 추진된 5대 권역 사업 중 첫 번째 대형 시범 현장으로, 지열기술의 현실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검증받은 장소다.
채소2동 신축공사에 참여한 (주)제이앤지는 약 40억 원 규모의 지열설비를 도입해, 서울시 내 지열 냉난방시설 중 최대 용량급 시스템을 완성해냈다.
특히 200m 깊이의 지열공 320공을 기반으로 한 지열히트펌프 설비는 냉난방뿐 아니라 정온 유지, 전력 절감, 탄소배출 저감 등 다양한 성과를 이끌어냈다.
“단순한 시공이 아니라, 기후에 대응하는 기술 인프라를 만든다는 각오였습니다.” 제이앤지 박종우 대표는 현장에서 가장 중시한 가치를 ‘신뢰성’과 ‘책임감’이라 강조했다.
그는 “지열시스템은 건물의 에너지 체질을 바꾸는 일이기에, 설계 단계부터 운영 효율까지 전 주기에 걸친 품질관리가 필수”라며 “특히 가락시장은 수많은 중소상인과 시민들이 찾는 생활형 시설이기에 시스템의 안정성과 유지 편의성을 최우선에 두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내 최대규모의 지열에너지 생산현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는 중앙감시실.
이번 시공을 통해 가락시장 채소2동은 전체 에너지 소비의 약 15%를 지열로 충당할 수 있게 되었으며, 기존 냉난방 대비 최대 40%의 에너지 비용 절감, 50%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기대된다.
또한 제이앤지가 적용한 ‘고효율 히트펌프·순환시스템’은 인버터 압축 운전과 수배관 통합운전 기술을 통해 부분부하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이 같은 기술적 설계는 단순한 장비 납품 수준을 넘은, ‘서울형 지열시스템 표준 모델’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서울시는 향후 강남권, 동남권 등 5대 권역을 중심으로 공공시설에 지열에너지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러한 정책 기조 속에서 제이앤지와 같은 전문 시공기업의 기술력과 성실한 시공 경험은, ‘정책 신뢰도’의 핵심 요인으로 기능하게 된다.
박 대표는 “2006년부터 관급 지열 프로젝트 200건 이상을 수행하면서 얻은 교훈은, 기술보다 중요한 건 결국 ‘현장에 대한 책임감’이었다”며 “앞으로도 지열시장의 성장을 기술 품질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내세운 ‘지열 메카’의 실체는 단순한 에너지 공급원이 아닌,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이끄는 기술 인프라이다. 그리고 그 실체를 현실로 만드는 주역은, 조용히 현장에 기술을 심고 책임을 다하는 기업들이다.
▲박종우 (주)제이앤지 대표가 국내 최초로 지열원 히트펌프의 열원 반송동력을 절감하는 기술개발로 지열시스템분야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2024 신기술 실용화 촉진대회’ 최고상인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하는 영예를 안았다.
㈜제이앤지(대표: 박종우)는 어떤 업체인가
❚ 지열시스템의 진화, 제이앤지가 쓰는 기술의 새 공식“온조제어 및 유량제어 기술로 에너지 절감부터 열평형까지 완벽 구현”
지열에너지는 대표적인 친환경 에너지원이지만, 시스템의 복잡성과 비효율로 인해 많은 프로젝트 현장에서 기술적 한계를 드러내왔다. 그러나 최근, 기존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며 지열에너지 분야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는 기술이 등장했다. 바로 제이앤지의 ‘열원 잔열 제거형 스마트 지열시스템을 활용한 에너지 절감 기술' 이다. 조달우수제품 및 신기술인증(NET)을 획득한 이 기술은 실효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지열시장의 경쟁 판도를 바꾸고 있다.
◆ 기존 지열시스템, 왜 비효율적이었나기존 지열시스템은 히트펌프 열원 측 유체(에탄올 수용액)의 입·출구 온도차(ΔT)를 5℃ 내외로 설계하지만, 실제 운전 환경에서는 부하의 변동성과 간헐 냉난방 등으로 인해 ΔT가 예측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가 빈번하다. 특히 인버터 압축기를 사용하는 가변형 히트펌프가 늘면서, 히트펌프의 출력 변화에 지열원 펌프가 실시간 대응하지 못해 불필요한 유량 과잉과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적 한계를 노출해왔다.또한 히트펌프가 일시 정지하거나 간헐 운전 시 발생하는 ‘잔열 정체’ 현상도 문제다. 열원배관과 히트펌프 내부에 남은 약 30℃ 이상의 열은 다시 가동 시 냉방 효율을 저하시키고, 결과적으로 피크부하를 유발해 전력수요 관리에도 악영향을 준다.
◆ 핵심은 지중순환수의 자동 '온도제어'와 '유량제어'기술제이앤지의 시스템은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다. 가변형 지열원펌프와 열교환형 특화구조의 열원버퍼탱크, 정밀 온도제어 기술을 결합해 히트펌프의 운전 조건(Ta, Ti, To, ΔT 등)에 따라 자동으로 유량을 조절하고, 냉방 종료 직후에도 지열원펌프를 단독 운전시켜 잔열을 신속히 제거함으로써 지중온도와 열평형(thermal equilibrium)을 이루도록 한다.특히, 열원버퍼탱크 내에 ‘충돌존’을 형성해 잔류 열원이 빠르게 냉각되도록 설계한 점은 단순한 부품 조합 이상의 기술적 진보로 평가받고 있다. 이로 인해 시스템은 다음 운전 시 보다 낮은 초기 온도조건에서 가동되며, 냉방 피크부하를 줄이고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구조를 갖는다.
◆ 기술력의 정량적 성과… 최대 40% 에너지절감해당 기술이 적용된 다수의 프로젝트에서는 히트펌프 효율 상승뿐 아니라 열원펌프의 반송동력 감소 효과가 동시에 관측됐다. 정밀 제어를 통한 불필요한 과유량 방지를 통해 전체 시스템의 전력 소비를 기존 대비 최대 40%까지 절감할 수 있으며, 히트펌프의 수명 연장과 유지보수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또한 열원 측 유량 제어가 정밀해지면서 지중 열평형 관리가 용이해지고, 장기적으로 지열공의 성능 저하를 억제하는 부수적 효과까지 실현된다.
◆ 시장에서 입증된 기술력… 우수조달·NET·특허 36건제이앤지는 기술 상용화 능력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다. 2013년과 2018년, 2025년 세차례 우수조달물품으로 선정됐고, 2017년과 2022년에는 각각 신기술인증(NET)을 획득했다. 성능인증, 녹색기술인증, 혁신조달상품 인증도 모두 확보해 기술적 완성도와 공공시장 수요 적합성을 동시에 증명한 셈이다.국내외 36건의 특허와 20여 편의 기술논문은 독보적인 지열 전문성의 방증이며, 현재까지 약 100여 개 공공기관에 시스템을 공급한 실적은 기술과 신뢰를 겸비한 이 회사의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 지속 가능한 성장… 공장 신축, R&D 투자 확대기술의 지속가능성은 투자에서 결정된다. 제이앤지는 매년 매출의 3%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으며, 2022~2023년 전주 삼천동에 약 25억원을 들여 제2공장을 신축했다. 이를 통해 공기순환기, 태양광·지열 융합형 시스템 등 차세대 친환경 제품군을 추가 확보하며, 지열에너지에서 통합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R&D 과제로 ‘활성탄소섬유 기반의 에너지소재 개발’에도 참여 중이며, 한국탄소산업진흥원과의 협업을 통해 신소재 융합형 에너지기술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주요 시공실적
▲주요 시공실적(이외에도 전국에 200여건의 시공실적을 가지고 있다.)
이영성 기자 lys@itbs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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